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556725?sid=104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영토 합병 선언 이후에도 전세가 여전히 러시아에 불리한 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언급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영토 합병 이후 서방 관료들과 분석가 사이에서 ‘77년 만에 핵무기가 쓰일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 관리들이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의 우려는 지난 30일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서 비롯됐다. 그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을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땅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일본에 두 차례 핵무기를 사용하는 선례를 남겼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관영 미디어에서 전술핵 사용에 대한 언급도 증가하고 있다. 관영 미디어 이즈베스티야는 최근 “제한적인 분쟁에서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국제적으로도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역을 연이어 탈환하며 전세가 러시아에 불리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동부 도네츠크주 북쪽 관문 도시이자 돈바스 지역 교통 중심지인 리만을 탈환했다. 러시아는 합병 선언 하루 만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 때문에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 사용 카드로 전세를 뒤엎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960년대 쿠바 미사일 위기와 현 상황을 비교하며 “끔찍했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실행으로 옮길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NYT는 “(푸틴의 핵무기 언급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개입하지 못하도록 겁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러 외교정책과 안보 분야 전문가인 이반 티모페예프도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는 경우에만 핵을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인도 등 러시아와 가까운 국가들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도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미국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일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단 한 사람(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며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또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일본·호주 국방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도 러시아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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