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태국 방콕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외벽 도색 작업원의 로프(밧줄)를 절단한 사건이 발생했다. 도색 작업원들은 발 빠른 대피로 화는 면했지만, 범행을 저지른 30대 여성이 "아파트 도색 작업에 대해 사전 연락을 받지 못해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공분을 사고 있다.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태국 방콕의 고층 아파트에서 34세 여성이 건물 외벽 도색 작업에 쓰이던 로프를 절단했다. 이 로프는 근로자 2명을 공중에서 지탱하는 생명줄이었다.
절단된 로프에 매달려 있던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송 씨는 "다른 근로자 2명과 함께 32층에서 순차적으로 아래로 내려오며 외벽의 금을 보수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30층 부근에서 갑자기 로프가 느슨해지며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송 씨는 로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래를 보는 순간 화들짝 놀랐다. 10층 부근에서 한 여성이 창문을 열고 로프를 자르고 있었던 것.
송 씨는 곧바로 큰 소리를 지르며 아파트 주민에게 창문을 열어달라며 구조를 요청했다. 외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26층에 사는 부부는 송 씨 등 일행을 재빨리 베란다로 들어오게 해 목숨을 구했다.
용의자는 당초 혐의를 부인했으나 CCTV에 찍힌 영상과 로프에 남은 지문과 DNA검사 결과 후 범행을 인정했다. 다만,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외벽 보수에 대해 사전 고지가 없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살인 미수로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징역 20년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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